11명이 축구를 하는데, '완벽한 구멍' 한 명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나머지 10명이 아무리 죽어라 뛰어도 이기기 힘들다. 그렇다고 우리 팀에서 내치자니, 그러기도 쉽지 않다. 조직에도 이런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바로 저(低)성과자 이슈다. 성과가 나지 않는 직원, 어떻게 코칭할 것인가?
판단이 아닌 영향력을 언급하라!
우선, 상대 행동에 대한 판단보다는 영향력에 대해 언급해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성과가 낮은 직원이 일주일에 두세 번은 15분씩 지각한다. 한마디로 근무 태도가 형편없다. 이때 무능한 상사는 직원의 행동에 대해 판단한다. "회사가 동아리냐? 당신은 게을러서 안 되는 거야!" 직원이 게으른 게 사실인가? 아니다. 단지 상사의 판단일 뿐이다. 유능한 상사는 판단 대신, 상대 행동이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언급한다. "당신이 15분씩 늦게 오니까, 아침 회의가 늦어져. 그러다 보니 우리 팀의 전반적 업무 분위기가 느슨해지는 것 같아."
판단보다 영향력을 말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인간의 뇌 구조 때문이다. 사람의 뇌는 이성을 담당하는 전두엽, 감정을 유발하는 편도체 등으로 이뤄져 있다.
전두엽이 점잖은 선비처럼 뒤에서 생각하는 존재라면, 편도체는 뇌를 지키는 문지기처럼 앞에서 외부 자극에 빠르게 반응한다. 상사가 저성과자에게 쓰는 판단의 언어는 대부분 편도체를 자극하고 뇌에 부정적 감정을 퍼뜨린다. 그 결과 전두엽은 생각 활동을 멈추게 된다. 이성(전두엽)이 멈춘 상황에서 상사가 던지는 피드백은 구성원의 행동을 바꾸지 못한다.
성과를 못 내는 이유를 KSA에 따라 정확히 알려줘라!
저성과자 코칭의 둘째 방법은 성과를 못 내는 이유를 KSA, 즉 지식(Knowledge)·스킬(Skill)·태도(Attitude)에 따라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다. 성과를 못 내는 데는 분명 원인이 있다. 무능한 리더일수록 원인에는 관심 없다. 그냥 결과만 갖고 구성원을 비난한다. 저성과 영업 사원에 대한 무능한 관리자의 피드백은 이렇다. "올해도 목표 실적의 60%밖에 달성 못 했네. 당신 이러면 위험해. 알지? 최하위 고과를 3년 연속으로 받으면 권고 사직 대상이야." 이건 피드백이 아니라 그냥 '협박'이다.
업무 성과가 떨어지는 이유는 결국 KSA, 즉 지식·스킬· 태도의 문제다. 유능한 상사는 영업 사원이 성과를 못 낸 원인에 집중한다. (아래 그림 참고)
어떤 리더는 이렇게 질문한다. "구성원이 성과를 못 내는 이유를 내가 어떻게 알 수 있느냐" 고. 그래서 중요한 게 평상시 구성원들을 얼마나 제대로 '관찰하느냐'다. 관찰의 양은 구성원에 대한 애정에 비례한다. 영향력도 말해줬고, KSA에 따른 피드백까지 했다. 그래도 저성과자의 실적과 역량이 변하지 않는다면? 우선 다른 팀에서 일할 기회를 주는 게 좋다. 그래도 안 된다면? 다른 회사에서 일할 기회를 주는 게 좋을 수 있다. 좋은 리더는 믿는다. "모든 사람은 그 나름의 쓰임새가 있다" 는 명제를.
리더의 역할은 뭘까?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베버리지는 "평범한 사람이 비범한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저성과자가 성과를 낼 만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유능한 리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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