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소년원에서 제과제빵 배운 아이들이 월등히 재범율이 낮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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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호의 경청] 범죄심리학자 이수정…양진호, 안인득, 조두순, 고유정의 근원①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가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기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지승호 인터뷰 전문 작가가 진행했다. 2019.08.09. park7691@newsis.com


(중략)

지 – '소년원에서 제과 제빵을 배운 아이들은 재범을 거의 안 한다'고 하셨는데요.

 

이 – 10대 아이들이 길바닥에서 착취당하는 생활을 하잖아요. 그런 생활을 열세살부터 열여덟살까지 5~6년 정도 한다고 하면 정말 인간이 피폐해져요. 약육강식, 내가 남한테 뜯기지 않으려면 내가 이 생태계에서 가장 힘이 센 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이 터득을 하죠. 결국에는 약자를 돌볼 수 없는 인간이 되기 때문에 애를 낳아도 키울 수가 없는 거에요. 그러한 비행의 어떤 반복, 범죄의 반복으로부터 사람을 구제해낼 수 있는 유일한 시점이 소년원입니다. 소년원이든, 교도소든, 가게 되면 일단 멈출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그 기간 동안 어떻게 갱생을 시키는가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소년원의 다양한 프로그램들 중에 가장 효과적인 것이 뭐냐, 이런 것을 선생님들마다 다 열심히 들여다 볼 건데요.

 

그럴 때 제과제빵반이 비교적 재범률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실적이 나와서 '참 놀라운 일이다' 해요. 보통 검거가 한 열 번쯤 되고, 기소를 일곱 번쯤 당해야 소년원에 가는 거거든요. 사람을 죽이거나 이러지 않는 이상. 그렇게 한 전과가 7, 8번쯤 되려면 보통 착취 받은 경험들이 무지하게 많아요. 폭행의 피해자이기도 하고요. 물론 가해 행위를 하기도 하지만, 청소년기에는 가해와 피해가 뒤죽박죽 섞여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아이들을 소년원에다 데려다놓으면 특히 여자애들은 성착취가 많기 때문에 사람 꼴이 아니에요. 이미 임신도 몇 번 했고, 낙태도 여러번 했고, 아이를 출산해서 버려본 경험도 있고 그러면 어른을 마주 쳐다보지 않아요. 인간이 피폐해져 있습니다. 그런 애들을 데려다가 소년원에서 편하게 먹고 자고 하는 것을 제공하잖아요. 길바닥에서는 먹고 자고 하는 것이 편하지가 않죠. 매일 매일을 걱정해야 되니까요.

 

그런데 걱정 없이 먹고 자고 하는 것을 한 달 정도 시키면 아이들이 혈색도 바뀌고, 예전 아이들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는 특성들을 보입니다. 그러면 그 때부터 교정 교화 프로그램들을 하죠. 프로그램들이 여러 가지인데요.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10년 후에 성과가 있는 이런 노력을 하기는 굉장히 어려워요. 보통 학교에 있는 애들은 10년 후에 명문대를 졸업하는 것이 목표일지 모르지만, 이런 아이들은 당장 리워드가 주어지는, 성과가 눈에 보이는 이런 작업에나 집중을 할 수 있어서 그런 차원에서 보면 제과 제빵이라는 것이 굉장히 빨리 회전이 됩니다. 자기가 노력한 바가 빨리 성과물로 나타난다는 굉장히 긍정적인 효력이 있고요.

 

그리고 이런 아이들은 그야말로 결식의 공포가 있어요. 뿌리깊은 욕구불만이 있는데, 그런 것을 해소하는데 빵을 굽는 행위가 큰 만족감을 줍니다. 굶을 걱정이 없다는 것, 그리고 음식이 주는 긍정적인 요소, 음식의 냄새 같은 것도 마음을 풍족하게 만들고, 심리적으로 위안이 되는 거죠. 그런 과정 자체가.

 

제과 제빵의 보이지 않는 효력은 시간을 지켜야 된다는 겁니다. 정말 정해진 재료를 딱 정해진 양만 넣고 반죽을 해서 딱 정해진 시간대에, 만약에 1분이라도 늦으면 타버리거나, 아니면 1분이라도 일찍 꺼내면 덜 익은 것을 먹어야 됩니다. 그런 것을 아이들이 경험해본 적이 없어요. 부모도 아이들을 돌보지 않고, 학교도 안 가고, 오후 늦게 일어나면 부모는 집에 없고, 자기는 비슷한 입장에 놓여있는 애들이나 만나서 떠돌아 다니다가 돈이라도 몇 만원 있으면 노래방이나 가고, 술이나 먹고, 집에 가기 싫으면 조건 만남이나 랜덤 채팅앱을 통해 성매매를 하고, 며칠씩 집에 안 가고, 이런 무절제한 생활을 하다가 제과제빵반에서 정말 1분도 늦으면 안되는 그러한 경험들을 하는 것, 그게 어떻게 보면 생활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는 것으로 보이구요. 성과물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에, '타냐, 덜 익냐' 그 두 가지잖아요.

 

그것  때문에 아이들이 선생님의 말을 너무 너무 분명하게 듣지 않으면 안 됩니다.  때려서가 아니라, 선생님이 지시하는 요리법을 준수하지 않으면 성과물이 다 타버리기 때문에요. 정말 도제식 교육이 갖는 순기능이 존재해요. 그러다보니까 아이들이 그런 것을 3개월, 6개월을 하고, 제과 제빵 기능사, 이런 자격증을 따면 자기 인생에서 처음으로 성취감을 맛보게 되는 거죠.

 

그리고 그 제과 제빵의 또 다른 기억은 뭐냐 하면 빵이든, 과자든 구우면 자기 혼자 다 먹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선생님이 방에 가지고 가서 친구들에게 나눠주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친구들에 의해서, 동료들에 의해서 따뜻하게 환영 받는 경험을 하게되는 거죠. 친구들이 언제 오나 기다리고. 부모도 안 기다린 애들이었잖아요. 그러니까 인간 관계에서 자기가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것을 처음 느끼는 거에요.

 

그런 모든 것이 기적을 이루는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제과 제빵이 요리사보다도 훨씬 더 낫다고 생각이 되는 것이요, 일단 시장이 많아요. 다 흥하는 사업은 아니지만, 어쨌든 알바생이라도 고용을 해야 되는 그런 입장들이기 때문에 취업도 잘 되구요. 그러고는 열심히 성실하게 하면 당연히 제과 제빵사한테 의존을 할 수 밖에 없구요. 그런 과정 중에서 성공을 하는 애들이 많죠. 그러니까 그런 프로그램을 무지하게 많이 개발을 해야 되는데요. 딱 떨어지는 것이 그렇게 많은 것으로는 보이지가 않아요. 그래서 그런 것을 개발하려고 노력을 많이들 하시죠. 부모가 멀쩡하면 그런 것을 부모가 찾아줬어야 되는 건데요. 못 그러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소년원을 아무나 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소년 범죄를 저지르는 애들 중에 겨우 1%가 가는 것이 소년원입니다. 그러니까 정말 운이 좋은 애들, 나머지 99%는 길바닥에서 그런 회전을 해야 되는 거죠. 뺑뺑이 돌면서. 그러니까 예산을 써야 되는 것이 제 눈에는 너무 분명한데요.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지 – 소년원 시설이나 이런 교정시설을 더 확충을 해야 아이들이 조금 더 사회화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거네요.

(후략)

 

 출처 : http://newsis.com/view.html?id=NISX20190810_0000737414#imad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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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ㅅㄴㅁ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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